2005년 07월 02일
부산의 3가지 음식
요즘이야 이렇게 좁은 나라에서 어딜 가나 교통이 사통팔달 다 트여있어서 어떤 지역의 음식을 그 지역에서만 맛 봐야 한다는 법은 없다.
특히 어떤 지방의 명물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 그것을 만드는 음식점이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흔한 음식이 되어버린다.
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같은 음식은 특정 지역을 상징하는 명물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어딜 가나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 아닌가.
이렇다보니 요즘은 특정한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산에는 다른 지역에서 결코 맛볼 수 없는 음식이 3가지가 있다.
부산에서만 계속 살아온 사람들은 부산에서 너무 흔한 음식들이라 부산 밖에는 흔하지 않다는 것을 잘 모르지만, 부산에서 오래 살다가 타 지역으로 간 사람들은 왜 이 음식들이 없을까 의문스러워하고 그리워한다.
이 3가지는 바로 밀면, 돼지국밥, 막장에 찍어먹는 찹쌀순대..
1. 밀면

사진: http://blog.naver.com/pcmuseum/80013752193 에서 허락 안받고 펌.
밀면은 정말 부산이 원조인 음식이다.
유래를 따져보면 한국 전쟁 당시에 함경도에서 피난온 피난민이 냉면을 만들어 팔았는데 인기가 없고 재료가 부족하여 그 당시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였던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었던 것이 밀면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 가야동에서 가야밀면이 문을 열며 그 특이한 맛때문에 인기를 끌며 부산의 토속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밀면이 냉면을 모태로 해서 탄생했다고 하지만 냉면과는 그 맛이 사뭇 다르다.
밀가루와 전분으로 뽑아낸 면이라 그런지 면에서 달착지근한 맛이 느껴지며, 그 국물 역시 냉면의 쌉싸름한 맛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냉면의 가늘고 질긴 면발과 달리 쫄깃쫄깃 하면서도 감칠 맛 나는 면발은 다른 면음식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다
이런 면발과 국물과 함께 얇게 채썰은 계란 부침 다발과 오이채, 그 위에 깨를 뿌리고, 수육, 계란을 얹으면 정말 환상의 조화이다.
이런 밀면이지만 부산에서 먹을 수 있는 밀면이 모두 맛있는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는 어디에서나 밀면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정말 맛있는 밀면을 먹고 싶다면 가야밀면을 찾아야한다.
밀면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야밀면은 역시 원조답게 부산의 밀면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일설에 의하면 그 맛에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어서 그 비법은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그 가족들만이 알고 있다고 한다.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밀면집에서는 가야밀면의 맛이 절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꽤나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때문에 가야밀면이 아니면서도 가야밀면의 간판을 걸고있는 가게들이 너무 많아, 요즘은 가야밀면이라는 말이 밀면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밀면은 부산과 그 근처의 도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고, 부산을 벗어나면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에서도 누군가 어디에서 보았다는 소문만 들려오고 정확한 위치는 알기 힘들다.
그래서 서울 생활을 오래한 나로서는 가장 그리운 음식 중의 하나이다.
(신촌에서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밀면이라는 간판을 본 적이 있는데 조만간 한번 가 볼 생각이다. 과연 맛이 어떨지..)
참고자료: http://kin.naver.com/open100/r_entry.php?rid=2124#7
2. 돼지국밥

사진: http://tour.ddanzi.com/2001/22/tr22_9902.htm 에서 허락 안받고 펌.
밀면이야 부산의 토속음식이라 할 수도 있는 음식이니 다른 지방에서 먹기 힘들다고 말해도 쉽게 납득할 수 있지만, 돼지국밥도 그렇다고 하면 조금 의외이다.
그도 그럴 듯이, 국밥이라는 음식은 우리 민족과 함께 했다고 할만큼 친숙하고도 흔한 음식이고, 돼지고기 수육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합쳐놓은 돼지국밥은?
희한한 일이지만 돼지국밥은 경남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부산에는 밀양돼지국밥이라는 간판이 아주 흔하다.
만일 돼지국밥을 파는 음식점이 여럿 모여있다면 그 중에 반드시 밀양돼지국밥이라는 가게가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돼지국밥의 원조는 밀양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밀양에는 가보지 않아서 돼지국밥집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부산만큼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돼지국밥의 특이한 점 중 한가지는 어느 가게를 가도 상차림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선 알 수 없는 부위들을 삶아서 만든 돼지수육에 솥에서 돼지 뼈와 함께 팔팔 끓고있던 국물을 부어서 만든 돼지 국밥 한그릇에 밥 한공기가 나온다. (밥은 국밥에 담겨진 상태로 나오기도 하고 따로 공기밥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다대기(고추양념), 정구지(부추)겉절이가 나오고, 양파조각, 마늘, 풋고추, 막장, 새우젓이 한종지씩 나온다.
김치는 배추김치보다는 깍두기가 낫다.
이렇게 나온 돼지국밥에 먼저 소금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다대기를 적당히 넣고, 정구지를 푹푹 담궈서 깍두기와 함께 먹는거다.
일반적으로 돼지국밥집에서는 밥 공기 정도는 얼마든지 더 주니 적당히 먹다가 "아줌마 밥 좀 더주세요"를 외치면 더 배부르게 먹을 수도 있다.
이 돼지국밥은 다른 지방에는 유독 찾을 수 없다.
일설에 의하면 신림9동 녹두거리 근방에 부산에서 온 아줌마가 운영하는 돼지국밥집이 있다고 하는데 말만 무성할 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아마 서울에서는 밀면보다 더 보기 힘든 음식이 돼지국밥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 http://tour.ddanzi.com/2001/22/tr22_9902.htm
3. 막장에 찍어먹는 찹쌀순대
[이건 사진 구하기가 힘들다]
서울에 온 부산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경험하게되는 문화충격이 바로 순대이다.
태어나서부터 순대라는 것은 당연히 막장에 찍어먹는 것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달팽이를 음식 재료로 쓰는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나. (한마디로 '어떻게 그런걸 먹을 수 있어? 우웩'하는 기분이라는거다.)
그만큼 부산에서는 순대에 막장을 찍어먹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거고, 그것을 소금에 찍어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의 순대는 부산의 찹쌀순대처럼 촉촉하지도 않고 푸석푸석하다.
이런 것을 막장도 아닌 소금에 찍어먹다가는 목이 매어서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부산의 순대가 왜 더 촉촉한지는 잘 모르겠다.
조리법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도 이렇게 다른 것은 아마도 순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서울 지역의 포장마차에 순대를 공급하는 업체와 부산 지역의 분식집에 순대를 공급하는 업체가 순대를 만드는 방식이 다를 것 같다.
부산의 거의 대부분의 분식집 메뉴판에 그냥 순대라고 적혀있지 않고 찹쌀순대라고 적혀다는 점도 수상하다.
하지만 찹쌀 순대라는 것이 부산에서만 쓰는 말은 아니고, 여기에 관해서는 내막을 자세히 모르므로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
어찌됐건 서울에서는 그 푸석푸석한 순대를 꽃소금에 찍어먹는데 이렇게 먹으면 그리 맛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런 생각이 맞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울 사람들도 순대를 소금에만 찍어먹는 것이 아니라 같이 주문한 떡볶이의 양념에 찍어먹기도 하는 걸로 봐서 서울사람이라고 해서 그 푸석푸석함을 쉽게 견디어내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사람들은 순대를 막장에 찍어먹는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뿐더러, 우선 막장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막장은 된장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보다 훨씬 묽고 달착지근 하며, 각종 양념이 더해져있어 독특한 향취를 가지는 장이다.
회를 먹을 때나 쌈을 싸먹을 때에도 먹긴 하지만 그런 막장과는 많이 다르다.
전혀 다른 장이지만 우연히 이름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두들 막장이라고 알고 있다.
부산에서 순대를 시키면 막장만 주는게 아니라 양파쪽을 같이 준다.
순대만 먹으면 목이 매일 수도 있으니 양파를 함께 먹으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잘게 썬 양파 쪽과 함께 막장에 찍어먹는 순대의 맛은 정말 찰떡궁합이 순대로 환생했다고나 할까..
짭짜름하면서도 달콤한 그 맛은 식욕을 마구마구 돋아나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소주 한 잔이 생각나게 한다.
순대는 지역에 따라 함께 먹는 양념이 다르다고 한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막장을 찍어먹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소금에 찍어먹지만, 호남지방에서는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순대 맛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순대에는 막장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태어나서부터 부산에서 20년 정도 살다가 서울로 와서 몇 년간 살았다.
그렇게 살면서 가장 먹고싶으면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밀면, 돼지국밥, 막장에 찍어먹는 찹쌀순대 였다.
그래서 부산에 갈 때마다 이 3가지는 반드시 챙겨먹었고, 가끔 하나라도 빼먹을 때에는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이러한 경험이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부산을 떠나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유하는 경험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왠지 모를 동질감과 함께 묘한 일체감이 느껴졌다.
미국에 잠시 나가있으면서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료애을 느꼈던 것처럼.. (이렇게 말하니까 되게 오래 나가있었던 것 같지만 사실 그리 오랜 기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음식이 정말 먹고 싶었다.)
입맛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위에서 말한 3가지 음식들도 언젠가 다른 지방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될지도 모른다.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춘천막국수처럼..
만일 그렇게 된다면 먹고 싶을 때 마다 언제든지 먹으며 만족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애착이나 향수 따위는 느낄 수 없게 될 것 같다.
특히 어떤 지방의 명물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 그것을 만드는 음식점이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흔한 음식이 되어버린다.
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같은 음식은 특정 지역을 상징하는 명물임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어딜 가나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 아닌가.
이렇다보니 요즘은 특정한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산에는 다른 지역에서 결코 맛볼 수 없는 음식이 3가지가 있다.
부산에서만 계속 살아온 사람들은 부산에서 너무 흔한 음식들이라 부산 밖에는 흔하지 않다는 것을 잘 모르지만, 부산에서 오래 살다가 타 지역으로 간 사람들은 왜 이 음식들이 없을까 의문스러워하고 그리워한다.
이 3가지는 바로 밀면, 돼지국밥, 막장에 찍어먹는 찹쌀순대..
1. 밀면

사진: http://blog.naver.com/pcmuseum/80013752193 에서 허락 안받고 펌.
밀면은 정말 부산이 원조인 음식이다.
유래를 따져보면 한국 전쟁 당시에 함경도에서 피난온 피난민이 냉면을 만들어 팔았는데 인기가 없고 재료가 부족하여 그 당시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였던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었던 것이 밀면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 가야동에서 가야밀면이 문을 열며 그 특이한 맛때문에 인기를 끌며 부산의 토속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밀면이 냉면을 모태로 해서 탄생했다고 하지만 냉면과는 그 맛이 사뭇 다르다.
밀가루와 전분으로 뽑아낸 면이라 그런지 면에서 달착지근한 맛이 느껴지며, 그 국물 역시 냉면의 쌉싸름한 맛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냉면의 가늘고 질긴 면발과 달리 쫄깃쫄깃 하면서도 감칠 맛 나는 면발은 다른 면음식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다
이런 면발과 국물과 함께 얇게 채썰은 계란 부침 다발과 오이채, 그 위에 깨를 뿌리고, 수육, 계란을 얹으면 정말 환상의 조화이다.
이런 밀면이지만 부산에서 먹을 수 있는 밀면이 모두 맛있는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는 어디에서나 밀면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정말 맛있는 밀면을 먹고 싶다면 가야밀면을 찾아야한다.
밀면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야밀면은 역시 원조답게 부산의 밀면들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일설에 의하면 그 맛에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어서 그 비법은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그 가족들만이 알고 있다고 한다.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밀면집에서는 가야밀면의 맛이 절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꽤나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때문에 가야밀면이 아니면서도 가야밀면의 간판을 걸고있는 가게들이 너무 많아, 요즘은 가야밀면이라는 말이 밀면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밀면은 부산과 그 근처의 도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고, 부산을 벗어나면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에서도 누군가 어디에서 보았다는 소문만 들려오고 정확한 위치는 알기 힘들다.
그래서 서울 생활을 오래한 나로서는 가장 그리운 음식 중의 하나이다.
(신촌에서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밀면이라는 간판을 본 적이 있는데 조만간 한번 가 볼 생각이다. 과연 맛이 어떨지..)
참고자료: http://kin.naver.com/open100/r_entry.php?rid=2124#7
2. 돼지국밥

사진: http://tour.ddanzi.com/2001/22/tr22_9902.htm 에서 허락 안받고 펌.
밀면이야 부산의 토속음식이라 할 수도 있는 음식이니 다른 지방에서 먹기 힘들다고 말해도 쉽게 납득할 수 있지만, 돼지국밥도 그렇다고 하면 조금 의외이다.
그도 그럴 듯이, 국밥이라는 음식은 우리 민족과 함께 했다고 할만큼 친숙하고도 흔한 음식이고, 돼지고기 수육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합쳐놓은 돼지국밥은?
희한한 일이지만 돼지국밥은 경남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부산에는 밀양돼지국밥이라는 간판이 아주 흔하다.
만일 돼지국밥을 파는 음식점이 여럿 모여있다면 그 중에 반드시 밀양돼지국밥이라는 가게가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돼지국밥의 원조는 밀양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밀양에는 가보지 않아서 돼지국밥집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부산만큼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돼지국밥의 특이한 점 중 한가지는 어느 가게를 가도 상차림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우선 알 수 없는 부위들을 삶아서 만든 돼지수육에 솥에서 돼지 뼈와 함께 팔팔 끓고있던 국물을 부어서 만든 돼지 국밥 한그릇에 밥 한공기가 나온다. (밥은 국밥에 담겨진 상태로 나오기도 하고 따로 공기밥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다대기(고추양념), 정구지(부추)겉절이가 나오고, 양파조각, 마늘, 풋고추, 막장, 새우젓이 한종지씩 나온다.
김치는 배추김치보다는 깍두기가 낫다.
이렇게 나온 돼지국밥에 먼저 소금대신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다대기를 적당히 넣고, 정구지를 푹푹 담궈서 깍두기와 함께 먹는거다.
일반적으로 돼지국밥집에서는 밥 공기 정도는 얼마든지 더 주니 적당히 먹다가 "아줌마 밥 좀 더주세요"를 외치면 더 배부르게 먹을 수도 있다.
이 돼지국밥은 다른 지방에는 유독 찾을 수 없다.
일설에 의하면 신림9동 녹두거리 근방에 부산에서 온 아줌마가 운영하는 돼지국밥집이 있다고 하는데 말만 무성할 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아마 서울에서는 밀면보다 더 보기 힘든 음식이 돼지국밥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 http://tour.ddanzi.com/2001/22/tr22_9902.htm
3. 막장에 찍어먹는 찹쌀순대
[이건 사진 구하기가 힘들다]
서울에 온 부산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경험하게되는 문화충격이 바로 순대이다.
태어나서부터 순대라는 것은 당연히 막장에 찍어먹는 것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달팽이를 음식 재료로 쓰는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나. (한마디로 '어떻게 그런걸 먹을 수 있어? 우웩'하는 기분이라는거다.)
그만큼 부산에서는 순대에 막장을 찍어먹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거고, 그것을 소금에 찍어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의 순대는 부산의 찹쌀순대처럼 촉촉하지도 않고 푸석푸석하다.
이런 것을 막장도 아닌 소금에 찍어먹다가는 목이 매어서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부산의 순대가 왜 더 촉촉한지는 잘 모르겠다.
조리법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도 이렇게 다른 것은 아마도 순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서울 지역의 포장마차에 순대를 공급하는 업체와 부산 지역의 분식집에 순대를 공급하는 업체가 순대를 만드는 방식이 다를 것 같다.
부산의 거의 대부분의 분식집 메뉴판에 그냥 순대라고 적혀있지 않고 찹쌀순대라고 적혀다는 점도 수상하다.
하지만 찹쌀 순대라는 것이 부산에서만 쓰는 말은 아니고, 여기에 관해서는 내막을 자세히 모르므로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
어찌됐건 서울에서는 그 푸석푸석한 순대를 꽃소금에 찍어먹는데 이렇게 먹으면 그리 맛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런 생각이 맞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울 사람들도 순대를 소금에만 찍어먹는 것이 아니라 같이 주문한 떡볶이의 양념에 찍어먹기도 하는 걸로 봐서 서울사람이라고 해서 그 푸석푸석함을 쉽게 견디어내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사람들은 순대를 막장에 찍어먹는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뿐더러, 우선 막장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막장은 된장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보다 훨씬 묽고 달착지근 하며, 각종 양념이 더해져있어 독특한 향취를 가지는 장이다.
회를 먹을 때나 쌈을 싸먹을 때에도 먹긴 하지만 그런 막장과는 많이 다르다.
전혀 다른 장이지만 우연히 이름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두들 막장이라고 알고 있다.
부산에서 순대를 시키면 막장만 주는게 아니라 양파쪽을 같이 준다.
순대만 먹으면 목이 매일 수도 있으니 양파를 함께 먹으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잘게 썬 양파 쪽과 함께 막장에 찍어먹는 순대의 맛은 정말 찰떡궁합이 순대로 환생했다고나 할까..
짭짜름하면서도 달콤한 그 맛은 식욕을 마구마구 돋아나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소주 한 잔이 생각나게 한다.
순대는 지역에 따라 함께 먹는 양념이 다르다고 한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막장을 찍어먹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소금에 찍어먹지만, 호남지방에서는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순대 맛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순대에는 막장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태어나서부터 부산에서 20년 정도 살다가 서울로 와서 몇 년간 살았다.
그렇게 살면서 가장 먹고싶으면서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밀면, 돼지국밥, 막장에 찍어먹는 찹쌀순대 였다.
그래서 부산에 갈 때마다 이 3가지는 반드시 챙겨먹었고, 가끔 하나라도 빼먹을 때에는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이러한 경험이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부산을 떠나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유하는 경험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왠지 모를 동질감과 함께 묘한 일체감이 느껴졌다.
미국에 잠시 나가있으면서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료애을 느꼈던 것처럼.. (이렇게 말하니까 되게 오래 나가있었던 것 같지만 사실 그리 오랜 기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음식이 정말 먹고 싶었다.)
입맛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위에서 말한 3가지 음식들도 언젠가 다른 지방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될지도 모른다.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춘천막국수처럼..
만일 그렇게 된다면 먹고 싶을 때 마다 언제든지 먹으며 만족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애착이나 향수 따위는 느낄 수 없게 될 것 같다.
# by | 2005/07/02 03:00 | 지식이 될만한 글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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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에 찍어먹는 순대 정말 맛있는데.. 잘 보고 갑니다~
국밥에 새우젓이랑 정구지 넣어서 먹으면...
아...배고파요..ㅠ.ㅜ